해파랑길

해파랑길 후기

햐파랑길을 다녀와서

  • 오광식
  • 2018-05-15 14:51
  • 조회수 185

해파랑 길을 다녀와서.

태초엔 길이 없었을 겁니다.
사람들이 걷다 보니, 길이 생겼고 그 길은 편한 길, 쉬운 길, 지름 길이었겠지요.
제주 올레 길에 이어 해파랑 길을 만든 사람들이 난 누군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단법인 성격의 이름으로 그 길을 만들어 주어, 우리 몇몇 친구들이 퇴직 후 산티에고는 못 갈 망정, 부산 오륙도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770키로 조그마한 꿈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달여의 기간에 해파랑 길로 명명 되어 진, 길위의 길을 완주하게 되었습니다.

걸으며 갈림 길에서 리본이 보이지 않아 불평도 많이 하였고, 두 갈레 길에서 갈등도, 스템프가 망가져 찍지 못할 때의 허망함, 엉뚱한 길로 잘못 들어 화가 난 적도 많았습니다. 운영하는 사무국 측에 선 화난 전화를 많이 받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걷는 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자연과의 만남, 포항 지진도 온 몸으로 느꼈고, 파도에 휩쓸리는 몽돌 소리의 하모니, 바다가 숨쉬는 거친 파도소리, 멧돼지 가족들의 이동, 삵의 죽음, 놀란 고라니의 질주, 언 물위를 달리는 수달의 모습 등, 뛸 때와 차를 운전할 때 몰랐던, 이런 만남들이 걷는자의 특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완주 후 느끼는 생각입니다.  우리 친구들이 걸어온 길, 앞으로 우리 후배들이 걸어올 길을 생각하면, 해파랑 길 사무국에 작은 힘이라도 실어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걸어온 길, 다음에 많은 후배들이 걸어올 때, 우리보다 좀 더 편하고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파랑 주최측에서 좀 더 세심한 배려가 요망됩니다.

어떻게 해파랑길이  운영되는지는 우린 모릅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본 다면, 해파랑 길을 걸으며 스스로 자신을 치유하고, 자연과 함께 걷는 이들이 삶을 깨닫게 하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앞으로 저희 후배들이 이 해파랑 길을 걸으며, 우리들 보다, 더 많이 깨닫고,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먼 훗날 해파랑을 다녀 온 후배들과 만날 때 우린 자랑스럽게 어려웠던 여정을 얘기할 겁니다. 끝으로 이 길을 만들어 주신 해파랑 사무국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