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해파랑길 후기


[걷고있어요] (종주 종료) 자유, 그리고 인생 3막을 향한 30일간의 도전 –6-

  • 김동철
  • 16-10-04 06:48
  • 조회수 3,402
Trackback

 

-29일간의 해파랑길 종주를 끝내며

 

끝났다.

때론 외로움, 때론 괴로움, 때론 즐거움으로 가득 찼던 해파랑길 종주가 29일 만에 끝났다. 95일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을 출발할 때만 해도 너무나 아득한 길이었는데.

‘30일간의 도전으로 설정했던 당초 계획보다 하루 먼저인 개천절 날 마무리됐지만 아직 나의 가슴은 해파랑길을 계속 걷고 있는 느낌이다.

인생 자체가 어차피 기나긴 종주인 때문일까. 눈앞에 바로 보이는 금강산을 비롯한 북한의 산과 바다가 아직 갈 길이 끝나지 않았다는 걸 말해주기 때문일까. 아니면 끝날 때는 항상 뭔가 모자란 듯 아쉬움이 남기 때문일까.

인생 3막의 실마리를 찾는다는 거창한계획을 제목으로 내걸고 시작한 꿈의 해파랑길 걷기였던 만큼 ‘2% 부족함가슴 속 걷기를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하는 게 정답일 듯하다.

나를 찾는 건 그만큼 어려웠다. 최소한 통일전망대에 도착해 나를 돌아보았을 때 한 달 전의 가 아니길 바라는 소박한 소망도 제대로 이뤄진 것 같지 않았다. 또 해파랑길 종주로 앞으로의 인생을 재설계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나의 꿈은 말 그대로 꿈으로만 끝난 것 같았다.

그러나 무작정 길을 걸으며 느꼈던 무한한 고통과 환희, 그리고 또 다른 나와의 끊임없는 대화가 나를 한 단계 성숙케 했고 그것이 앞으로의 생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점만으로도 소득은 분명히 있었다.

누군가 종주 중 반드시 한 번 눈물을 흘리게 돼 있다고 했는데, 걸어서 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인 제진검문소가 눈앞에 다가왔을 때까지 그런 일이 전혀 없었던 건 아직 가야할 길이 더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겠지.

 

해파랑길 종주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나만의 힘이 아니었다.

동아일보 시절부터 등산을 함께 해 온 보투회원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둘레길 걷기 모임인 둘레올레회원들, 80년대 후반 정치부 기자 시절부터 부부동반 모임을 가져온 친구 후배들, 이들 모두의 성원과 격려가 간혹 닥치기도 했던 종주에 대한 회의를 떨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리고 928일과 29일 잇달아 양양에서 즐거운 밤을 제공한 후배 김창혁 이영이 부부와 29일 양양까지 내려와 44코스를 함께 걸은 보투의 윤양섭 박제균, 30일 저녁 속초까지 먼 길을 찾아와 저녁을 함께한 후배 김현미 부부, 해파랑길 후기를 정독한 뒤 댓글까지 남겨준 대학 후배 강향원, 이들 모두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특히 부산에서 해파랑길 출정식을 거창하게 준비해 병참대장 집사람과 나를 감격케 했던 사돈 내외가 통일전망대까지 찾아와 꽃다발을 목에 걸어준 데 대해서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을 정도다.

무엇보다 손자 지오에게 환한 웃음의 종주 마무리를 다짐했던 나의 약속을 지킨 점은 이제 10개월에 들어선 지오가 언젠가는 추억하게 될 큰 선물이 되리라 생각한다.

  • 강향원 16-10-05 09:39
    종주 후기도 감동입니다. "가슴 속 걷기"로 함께 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종주 축하드려요!!
  • 해파랑길 16-10-24 11:26
    해파랑길을 완보하셨군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아름다운 동해안을 온전히 두 발로 담아내셨네요.
    다시한번 해파랑길 완보를 축하드립니다.
이전글 2016.10.08일 해파랑길 12일차(2차)
다음글 자유, 그리고 인생 3막을 향한 30일간의 도전 –5-